영화 억남(Million Dollar Man, 2018)

 

 

형의 대출 보증을 선 카즈오(사토 타케루)는 대출을 갚지 못한 형의 빚 3억을 대신 지게 되고, 그 일이 있은 후 아내 마사코(쿠로키 하루), 딸 마도카와 별거 중이다. 낮에는 사서로 밤에는 빵공장 알바를 하며 월 370만 원을 버는 카즈오는 가족의 생활비를 제외한 150만 원을 빚으로 갚으며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딸 마도카와 길을 걷던 카즈오는 낯선 할머니가 주는 복권을 받는데 그 복권이 1등에 당첨되고 30억이라는 금액을 수령하게 된다. 이 돈으로 빚을 갚고 가족과 다시 합칠 수 있다는 희망에 들뜬 카즈오는 대학 동기였던 절친 츠쿠모(타카하시 잇세이)를 11년 만에 찾아간다. 카즈오는 매매 사이트 바이카무를 만들어 성공한 부자였던 츠쿠모에게 돈에 대한 조언을 듣기를 원한다.

 

카즈오는 츠쿠모의 조언대로 복권 당첨금 30억을 현금으로 찾아 츠쿠모의 거처에 숨긴 뒤 파티를 열고 술에 취한다. 하지만 다음 날 일어난 카즈오는 츠쿠모와 함께 30억이 깜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카즈오는 돈을 되찾기 위해 츠쿠모의 지인들 아키라(이케다 에라이자), 모모세(키타무라 카즈키), 센지유(후지와라 타츠야) 그리고 토와코(사와지리 에리카)를 만나게 되는데...

 

 

 

영화 억남은 오오토모 케이시 감독 작품이다.

스릴러 영화 <콘돌(2009)>로 감독 데뷔한 오오토모 케이시의 대표작은 사토 타케루 주연의 <바람의 검심> 시리즈 3부작이다. 그는 <바람의 검심 : 교토 대화재편(2014)>으로 2016년 댈러스아시안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바람의 검심> 시리즈, <히어로 일본 대침공(2018)>, <사무라이 검신(2018)>의 사토 타케루가 카즈오를,

<13년의 공백(2017)>에서 마츠다 역으로 2017년 블라디보스톡 아시아태평양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타카하시 잇세이가 츠쿠모를 연기한다.

 

 

영화 제목 <억남>은 백만장자를 의미한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묻는다.

돈이란 무엇인가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

 

영화 억남은 나름 재미도 있고 돈의 의미도 생각하게 하는 괜찮은 작품이다.

특히 츠쿠모 가족의 이야기는 너무 현실적이어서 마음에 와 닿는다.

그리고 사토 타케이와 타카하시 잇세이가 모로코의 사막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장면이 좋다.

 

영화 속 모모세, 센지유 그리고 츠쿠모는 이렇게 말한다.

돈은 인간이 만들어낸 숫자이며 허상이다.

돈에 마음까지 빼앗겨 돈이라는 감옥에 갇혀서는 안 된다.

돈에 휘둘리는 노예가 아닌 돈으로부터 해방된 돈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지금 인류는 뭐든 살 수 있는 종이, 돈을 숭배한다. 마치 종교처럼...

카즈오와 츠쿠모가 삶을 바꾸기 위해 떠났던 모로코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들처럼...

돈을 받지 않겠다고 거짓말한 뒤 호텔로 안내하고는 돈을 주지 않자 협박하는 사람

상점에서 카즈오가 쓰러지면서 물건이 부서지자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요구한 사장

 

 

다시 같이 살자는 카즈오에게 마사코가 하는 말이 가슴 아프다.

"그런다고 우리가 행복해질까?

당신은 돈 때문에 변했어.

낮이고 밤이고 빚 갚는 일만 생각하고

돈이 당신을 억누르고 살아갈 의욕을 없애버렸어"

 

딸이 원해서 다니던 발레 학원을 돈이 없다는 이유로 보내지 마라고 윽박지르던 카즈오,

"빚은 얼마가 있어도 나는 견딜 수 있어"라는 마사코의 말처럼,

빚 때문이 아니라 돈 때문에 그리고 돈에 휘둘려 꿈을 포기시키려 한 그 마음 때문에

마사코는 카즈오와 헤어지려고 한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 카즈오는 딸 마도카가 원했던 자전거를 집 앞에 사다 놓고 간다.

카즈오가 자전거와 함께 남긴 메모를 읽고 다시 웃는 마사코를 통해,

다시 한번 더 그들이 삶을 꿈꾸며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